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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치기 연습 - 논설 300-1(2023)

인구 늘리기와 같은 특정 목적으로 접근해서는 청년층의 지역 정착이 어렵다는 문제 제기가 나왔습니다. 지방자치단체 청년 정책은 청년층 여론이 직접적으로 개입돼 만들어진 것이라야 실효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강원도 청년 특화사업으로 청년 창업 디딤돌, 공동주택 공급, 커뮤니티 공간 확보, 귀농귀촌 정착 지원, 지자체와 대학 연계 캠프 등이 있긴 하지만 청년층의 지역 정착을 꾀하는 데는 한계에 직면해 있습니다. 본지가 연속 보도한 '서른, 강원에 살다'라는 기획 연재를 통해 청년 세대를 심층 취재하고, 전문가 토론회를 마련한 자리에서 나온 지적입니다. 청년 인구 이탈 현상으로 인해 강원도는 연령별 인구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다른 연령층은 강원도 전입이 많은데 비해 유난히 20대는 전출 비율이 높습니다. 2013∼2021년 20대 가운데 4만2153명이 강원도를 떠났습니다. 강원도에서 유년기를 보낸 이들이 30대가 됐을 때 지역에 남아있는 젊은이 정착도 지표를 보면 18개 시군 중 원주와 춘천을 제외한 나머지 16개 시군은 모두 100이하입니다. 심지어 37, 38의 수치를 보이는 지역도 있을 정도로 형편없이 낮습니다. 강원도가 수립한 강원청년기본계획이 있긴 있지만, 청년층 이탈 추세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 암담한 상황을 타개하려면 기존 추진 방식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청년층의 가치관과 문화는 기성세대와는 다릅니다. 재미와 유행, 기회와 관계 등과 같은 다른 지점에 있습니다. 사회적 안전망 및 공공인프라를 갖추는 동시에 다양한 도전과 실험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청년들이 원하는 선택을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가 응원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래야 청년 지원사업이 끝나면 그 지역에 들어온 청년들이 다시 떠나면서 공동화되는 반복적 문제를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해소책 중 분명한 것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입니다. 단순히 인구 증가나 고용 문제에만 맞춰서는 현 청년세대의 욕구와 거리가 멀어지기 십상입니다. 시군마다 도시 규모와 특성 등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지역별로 청년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잘 모아야 합니다. 전문가 조언대로 실행과 평가 과정에 청년 여론을 지속 반영해 모니터링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명확한 정책 기대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부족해 의료공백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 인프라가 미흡한 강원지역도 심각한 실정입니다. 도내 병원들은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모자라 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의료계에선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병원 내 소아 담당과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의료 여건 조성을 위한 정부의 대책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소아청소년과 의료진 부족은 도내 종합병원에서도 나타나 경각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의 경우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5명이지만 전공의는 단 1명뿐입니다. 인턴이 규정상 순환 근무하며 소아청소년과 업무를 맡기도 하지만 실질적인 전공의는 1명뿐이어서 업무가 몰립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역시 외래 및 응급 진료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전공의와 인턴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와 인턴은 총 4명에 불과합니다. 당면한 문제는 소아 응급실과 신생아 중환자실 당직 근무입니다. 당직 근무 과부하는 의료 질 저하와 밀접하게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당장 1월부터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교수들도 주 2회 이상 당직을 서야 할 형편입니다. 오전에 진료를 보고 난 뒤 당직까지 서야 하는 것입니다. 강릉아산병원도 전공의 4명, 인턴 1명으로 신생아 중환자실은 교수가 당직을 서고 병동과 응급실은 전공의들이 당직을 번갈아 가면서 맡고 있습니다. 환자들은 고급 의료 서비스는 고사하고, 시급한 치료도 장담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 처할지도 모릅니다. 의료진 부족 사태가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전망은 더 큰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미 종합병원에는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올해 2023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서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모집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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